한국의 AI 기본법은 2026년 1월 22일 시행됐습니다. 다만 정부가 과태료를 물리지 않는 계도기간을 최소 1년 이상 함께 뒀기 때문에, 법은 돌아가고 있어도 실제 제재는 2027년 이후로 미뤄진 상태입니다. EU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나온 포괄적 AI 규제인 만큼, 이번 글에서는 이 법이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그리고 기업과 이용자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핵심 요약(TL;DR)

  • AI 기본법과 시행령은 2026년 1월 22일 시행됐고, 정부는 최소 1년 이상의 계도기간(과태료 유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핵심은 ‘고영향 AI’와 ‘생성형 AI’에 대한 투명성·안전성 의무이며, 누적 학습연산량 10²⁶ FLOP 이상인 대규모 AI에는 위험관리 체계 의무가 더해집니다.
  • 제재는 미뤄졌지만 표시·고지 의무 자체는 이미 발효된 만큼, 기업은 계도기간을 준비 기간으로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AI 기본법, 지금 어떤 상태인가요?

법은 이미 시행 중이지만 처벌은 유예돼 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으로, 2025년 1월 공포된 뒤 2026년 1월 22일 시행령과 함께 발효됐습니다. EU의 AI법에 이어 국가 차원에서 마련된 세계 두 번째 포괄적 AI 규제 체계입니다.

다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업이 현장에서 준비할 시간을 확보하도록 법과 시행령에 따른 규제 적용을 최소 1년 이상 미루기로 했습니다. 이 기간에는 과태료 부과와 사실조사를 원칙적으로 미루고, 사실조사는 인명사고나 인권 훼손처럼 중대한 사회적 문제가 생긴 예외적인 경우에만 진행합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제재는 일러야 2027년부터 작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고영향 AI’는 무엇이고 왜 더 무거운 의무가 붙나요?

사람의 생명·신체·기본권을 크게 좌우할 수 있는 AI를 더 엄격하게 다루기 위해서입니다. AI 기본법은 의료, 신용평가, 채용·인사 평가, 자율주행처럼 한 번의 오작동이 사람에게 직접 피해를 줄 수 있는 분야의 AI를 ‘고영향 AI’로 분류합니다.

고영향 AI 사업자에게는 일반 AI보다 무거운 의무가 따릅니다. 위험을 미리 찾아내 평가하고 줄이는 조치를 갖춰야 하고, 이용자가 서비스를 쓰기 전에 고영향 AI 기반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도록 고지해야 합니다. 여기에 영향평가와 설명 책임도 요구됩니다.

생성형 AI에는 어떤 표시 의무가 생기나요?

생성형 AI가 만든 결과물에 ‘AI가 만들었다’는 표시를 의무화한 것이 핵심입니다. 블로그 생성기나 이미지 생성 도구처럼 글·이미지·영상을 만들어 내는 서비스라면 산출물에 생성형 AI로 제작됐다는 사실을 표시해야 합니다.

표시 방식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사람이 눈으로 바로 알아볼 수 있는 표시이고, 다른 하나는 C2PA 같은 기계 판독용 메타데이터 표시입니다. 특히 실제 사람처럼 보이는 딥페이크나 가상 인물은 일반 이용자가 한눈에 알아챌 만큼 분명하게 표시하도록 했습니다. 가짜 정보와 합성 콘텐츠가 일으키는 혼란을 줄이려는 취지입니다.

대규모 AI(10²⁶ FLOP)에는 무엇이 추가되나요?

학습에 들어간 누적 연산량이 일정 기준을 넘는 초대형 모델에는 안전 의무가 따로 붙습니다. 시행령은 학습에 쓰인 누적 연산량이 10의 26제곱(10²⁶) 부동소수점 연산을 넘는 대규모 AI를 별도 관리 대상으로 둡니다. 최첨단 기술이 적용되는 데다 기본권에 폭넓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이 기준에 해당하는 사업자는 AI 생애주기 전반의 위험을 식별·평가·완화한 결과와 위험관리 체계 구축 내용을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내야 합니다. AI 안전사고를 모니터링하는 체계도 갖춰야 합니다. 글로벌 빅테크의 최신 대형 모델 상당수가 이 연산량 구간에 들어가는 만큼, 국내에 서비스하는 해외 사업자도 영향권에 있습니다.

기업과 이용자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요?

계도기간을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시간’이 아니라 ‘준비 시간’으로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표시·고지 의무 자체는 이미 발효됐고, 유예된 것은 과태료 같은 제재뿐입니다. 과기정통부가 「인공지능 기본법 지원 창구」를 운영하며 법·시행령 관련 실무 자문을 제공하고 있으니, 기업은 이 기간에 자사 서비스가 고영향 AI·생성형 AI·대규모 AI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점검하고 표시 체계와 위험관리 절차를 정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보완해야 할 대목도 있습니다. 일부 분석에서는 한국 AI 기본법이 EU AI법처럼 ‘편향(bias)’ 관리를 의무로 다루지 않아 공백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앞으로 하위법령과 가이드라인이 이 부분을 어떻게 메울지가 지켜볼 대목입니다.

🧭 총평

AI 기본법은 시행 5개월을 지나며 ‘제도는 출발했지만 제재는 유예된’ 과도기에 놓여 있습니다. 정부가 계도기간을 최소 1년 이상 둔 것은 산업이 위축되는 걸 막으면서 신뢰 기반을 다지려는 절충으로 보입니다. 짚어볼 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계도기간이 끝나는 시점과 그때 제재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할지. 둘째, 생성형 AI 표시 의무가 현장에 얼마나 자리 잡을지. 셋째, 편향 관리처럼 EU와 벌어진 규제 격차를 하위법령이 메울지입니다. 규제의 강도보다 ‘신뢰할 수 있는 AI’라는 방향에 무게가 실린 만큼, 기업도 이용자도 이 흐름을 차분히 지켜볼 때입니다.

※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출처